전통건축이야기 - 명품 한옥 순례① … 맹씨행단(孟氏杏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주택

맹씨행단(孟氏杏檀)은 조선초기 청백리로 유명한 고불 맹사성이 살던 곳으로 맹씨가 사는 은행나무 단이 있는 집이란 뜻으로 뜰 한켠에 맹사성이 심었다고 전해지는 수령 600년 이상의 은행나무 두 그루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공자가 은행나무 밑에서 제자들을 가르친 것에서 유래되어 행단이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라는 의미가 파생됐고 그 후 유교사상을 가르치는 곳에 은행나무를 많이 심게 됐다.

본래 이 집은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살던 집이었는데 이웃에 살던 맹사성의 사람됨을 눈여겨본 최영 장군이 손녀사위로 삼고 집까지 물려주었고, 그 후 맹사성 일가는 이곳에 뿌리를 내렸고 현재도 후손이 살림집을 따로 지어 거주하고 있다.

맹씨행단은 사적 109호로 지정된 고택과 사당인 세덕사, 구괴정, 두 그루의 은행나무를 통틀어 일컫는다.

맹사성 고택은 정면 4칸, 측면 3칸의 ‘工’자형 평면 집으로 중앙 2칸에 커다란 대청을 사이에 두고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큰방과 쪽방을 둔 독특한 대칭구조로 되어 있다. 고려시대의 민가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으로 조선시대에 와서 몇 차례 보수와 개축을 거쳤지만 원형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있어 사료적인 가치가 크다.

지금 남아 있는 집은 안채의 일부로 여겨지는데 없어진 부엌은 지금 남아 있는 집의 왼쪽 칸과 ‘ㄴ’자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오른쪽 칸과도 한일자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하며 지금은 없지만 찬방과 창고, 사랑채들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맹사성 고택은 단정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빼어나며 곳곳에 시선을 붙드는 구성이 돋보인다. 측벽의 창과 기둥과 흙벽이 만들어내는 공간 분할은 현대의 감각으로 보아도 전혀 뒤쳐지지 않고 방문 옆에 바깥을 쉽게 내다볼 수 있도록 앉은키 높이로 조그맣게 창을 낸 눈꼽째기 창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부분의 남향집들과 달리 맹사성 고택은 북동향을 하고 있어 햇볕이 아침에만 잠깐 들다 사라지게 되는데 이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풍수지리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고택 뒤에는 맹사성과 부친, 조부 등 맹씨 3위의 위패가 봉안된 사당 세덕사가 있으며 사당 입구에는 수석 몇 개를 놓아 수수하게 꾸몄고, 행단 입구에는 맹사성의 유물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 유물 전시관이 세워졌다.

고택 옆에 난 문을 나서면 나무에 둘러싸인 정자가 보이는데 세종 때 황희, 맹사성, 권진 3정승이 9그루의 느티나무를 심고 정자를 세웠다는 구괴정(九槐亭)으로 지금은 그 중 2그루만이 남아있다.

맹씨행단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조선시대의 주택과는 평면이나 좌향, 진입동선 등에 있어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줘 고려시대의 주택은 그 이후와는 사뭇 다른 개념으로 접근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맹씨행단의 가치는 이런 사료적인 부분에서보다는 행단 자체에서 주는 분위기가 더 큰 몫을 한다. 시원하게 솟아 있는 은행나무, 사당 입구의 곧게 뻗은 나무와 그리 기괴할 것 없는 수수한 수석들, 나지막한 돌담에 비치는 나뭇잎 사이의 햇살, 대청에 드러누워 즐기는 시원한 바람 등등. 참으로 느긋하고 안온한 휴식을 가져다 주는 보물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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