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한국의 근현대 건축] ⑮ 창경궁 대온실 
 
창경궁 후원 숲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우리 궁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건물이 하나 나타납니다. 바로 1909년에 건립한 국내 최초의 서양식 온실인 <창경궁 대온실>입니다. 창경궁 대온실은 아름다운 외관과는 달리 우리의 슬픈 역사가 서려 있습니다.

1907년 일본은 고종황제를 강제 퇴위시키고 순종을 즉위시켰는데요. 이때 창경궁도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조선왕조 말살의 일환으로 창경궁 내 건물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박물관과 동물원, 식물원 등이 들어서게 됩니다. 당시 세워진 식물원의 일부 중 현재 남은 것이 지금의 창경궁 대온실입니다. 1911년 창경궁(宮)은 창경원(苑)으로 격하되고 민간에 개방됩니다. 궁으로서 지위를 잃고 망국의 한이 서려 있는 장소가 대표적인 소풍 명소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광복한 지 수십 년이 지난 1983년이 되어서야 창경궁 복원 사업이 시작됩니다. 박물관은 헐리고 동물원은 서울대공원으로 이전합니다. 그렇다면 식물원이었던 지금의 대온실은 왜 헐리지 않고 지금까지 남아있을까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에 그 이유가 남아 있습니다. 당시 현지조사를 담당했던 조사관들은 다음과 같은 평가서를 남겼습니다.‘목골조에 철제구조를 덧붙여서 당시로는 첨단 구조를 적용한 건축물', '19세기 근대건축의 새로운 유형인 온실로서 한국에 유일하게 존재'.

때문에 창경궁 대온실은 문화재적, 건축기술사적 그 가치를 인정받아 현재까지 보존되었고, 2004년 2월 6일 등록문화재 83호로 지정됩니다.

창경궁 대온실은 사진 명소로 유명합니다(실내는 촬영 금지입니다). 결혼사진 찍는 예비부부, 기념사진 찍는 연인들.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카메라 셔터를 안 누를 수가 없죠. 그만큼 아름다우니까요.

하지만 일본이 조선왕조를 애써 지우고 싶어 했던 그 흔적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슬픈 역사를 한 번쯤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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