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상황이 좋아질수록 야기되는 균열 
 

옛날에는 레미콘도 아닌 현장 믹서(질통으로 골재를 나르고 시멘트와 물을 체적비로 적당히 서어 비비는)콘크리트 시공을 했어도 균열이 별로 없는데 요즘 건물은 더 심하다고 한다.

그것은 또 무슨 이유일까? 콘크리트 재질에 있어서 잔골재에 진흙질이 많이 섞여 있거나 잔골재의 입도가 너무 작으면 균열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옛날에는 골재 수급사정이 좋아서 구태여 질 나쁜 모래를 사용할 이유가 없었으나 지금은 형편이 말이 아니어서 바다모래까지 사용해야 한다.

게다가 더욱 균열을 부채질하는 것은 180kgf/cm2나 210kgf/cm2 등의 저강도 콘크리트를 거의 안 쓰는 근래에는 콘크리트 강도를 물.시멘트비로 조절하기 보다는 시멘트를 많이 넣어서 조절하려는 경향에 따라 초기 경화열이 많아져서 균열발생이 심화되고 있다.

해운대 모래사장은 바닷물이 빠져서 말라도 균열이 보이지 않으나 논바닥은 거북등무늬 같은 균열이 생기는 것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하나 더 거론하겠다. 현장에서 믹서로 콘크리트를 비벼 넣은 옛날에는 인부들이 질통을 메고 골재와 시멘트를 날라야 했기 때문에 믹서 하나를 하루 종일 돌려 비벼봐야 콘크리트가 80m3이니, 100m3이니 하며 자랑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줄지어 늘어선 레미콘차가 콘크리트를 펌프로 순식간에 넓은 바닥에 부어넣기 때문에 먼저 친 콘크리트가 경화하면서 수축한 만큼을 나중에 부어넣은 콘크리트가 메워주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어느 건설회사의 홍보용 사보에 소개된 것을 보면 불과 52시간 동안에 12,000m3의 콘크리트를 부어넣었다고 하니 먼저 친 콘크리트와 나중에 친 콘크리트를 구분하는 것조차 별 의미가 없어졌다.

밥을 천천히 씹어서 먹어야 소화가 잘되고 콘크리트는 천천히 쳐야 초기균열이 적게 생기는데, 급히 먹는 밥처럼 순식간에 부어넣은 콘크리트에 초기경화수축균열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본문 중 287~287쪽 16.3 현장상황이 좋아질수록 야기되는 균열

[책소개]

책제목 : 건축구조 벌레 먹은 열매들
지은이 : 이창남
출판사 : 기문당

좋은 열매와 그 열매를 맺어가는 과정을 소개하는 저자의 저서 '새순에서 열매까지'에 앞서 구조물의 실패사례를 다루며, 가급적 그 근본원인과 대비책도 함께 곁들여져 있다. 구조라는 딱딱함과 따분함을 덜 수 있도록 삽입그림과 편집을 재미있게 구성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차 례]

1. 설계 당시 하중 가정(예측)의 불합리 또는 실수
2. 지반 조건 변화
3. 가설재 하자
4. 설계자. 시공자. 사용자의 의사전달 착오
5. 하중전달 경로 중 병목현상이나 단절부위
6. 구조부재의 부적절한 사용
7. 컴퓨터의 부적절한 활용
8. 화재로 인한 조건변화
9. 구조재의 성능저하
10. 시공부실
11. 설계부실
12. 구조안전진단 부실의 사례
13. 도시경관과 구조
14. 지점 반력
15. 보강공사
16. 철근콘크리트 슬래브 균열발생의 또 다른 원인과 대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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