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조형미의 극치 타지마할 
 
아그라는 인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이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타지마할이 있을 뿐 아니라 타지마할 외에도 가 볼 곳이 너무나 많아 여러 번 가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예전에는 델리에서 비행기나 기차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교통이 매우 편리해졌다.

인류가 빚어낸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하는 타지마할은 인도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건축으로 알려져 있고, 여기에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가 곁들여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있다. 타지마할은 무갈제국의 5대 황제였던 샤 자한이 그가 사랑했던 왕비의 죽음을 애도하며 지은 묘당(廟堂)이다. 이 백아의 묘를 건설하는데 무려 22년이나 걸렸고, 거기다가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들었다. 이 때문에 국가재정이 부실해졌고 마침내 샤 자한은 셋째 아들 아우랑제브에 의해 폐위되었다.

샤 자한은 타지마할이 바라다 보이는 아그라성의 작은 방에 갇혀 8년을 보낸 뒤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그는 타지마할을 건설한 후 야무나 강 반대쪽에 검은 대리석으로 자신의 묘를 지어 양 쪽을 다리로 연결하려는 허황된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석양이 질 무렵, 그가 갇혀 있던 아그라성에서 야무나 강을 바라보면 저 멀리 빛나는 타지마할의 영롱한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타지마할은 야무나 강을 배후에 두고 동서 300미터, 남북 500미터의 넓은 대지를 차지하고 있다. 건물 앞에는 300평방미터나 되는 방형(方形)의 사분정원(四分庭園)이 있다. 붉은 사암으로 된 정문을 들어서면 아치형의 개구부(開口部, 공기나 광선 등이 통하도록 개방된 부분. 창이나 문을 통틀어 일컬음)를 통해 흰 색의 묘당이 뚜렷하게 보인다. 타지마할을 멀리서 보면 별로 크지 않지만 수로변의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건물이 점점 크게 보인다. 묘당 전경이 가장 멋진 곳이 바로 중앙연못 앞이다. 이곳에서 바라본 타지마할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특히 물 위에 비친 타지마할이 신비스러움을 자아내 이곳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묘당 앞에 조성된 네모반듯한 사분정원은 十자형으로 교차되는 수로에 의해 사등분된다. 사분정원은 이슬람교에서 파라다이스(천상의 낙원)를 상징하고, 네 개의 수로는 생명의 원천을 나타낸다. 그리고 수로가 교차되는 지점은 인간과 신이 만나는 장소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본 묘당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사분정원이 처음으로 활용된 묘당 건축은 델리에 있는 후마윤 묘이다. 후마윤 묘에서는 묘당이 수로가 교차되는 지점에 있고, 타지마할에서는 사분정원 뒤 쪽에 있다.

타지마할의 묘당은 한 변이 95미터, 높이가 7미터나 되는 거대한 기단 위에 세워져 있고, 건물의 평면은 62평방미터로 방형이고, 높이가 65미터나 되는 거대한 건물이다. 중앙의 큰 돔 주변에 네 개의 작은 돔이 있으며, 중앙 돔은 바깥지름이 30미터, 높이는 27미터나 된다. 돔 내부는 텅 비어 있는데, 크기는 그 아래에 있는 중앙 묘실 공간보다 크다. 중앙 돔은 순전히 외관을 위한 허구의 구조물이다. 하지만 묘당 자체가 어떤 기능을 한다기보다는 왕비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기념물이기 때문에 돔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기단 네 모서리에는 높이가 42미터나 되는 첨탑이 있어 묘당의 영역을 분명히 보여준다. 첨탑의 상부는 밖으로 약간 휘어져 있는데, 한편으로는 안으로 휘어져 보이는 것을 시각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묘당이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멀리서 볼 때와 달리 가까이 가서 보면 상상외로 크다. 멀리서 크게 보이지 않았던 것은 거리상의 이유도 있겠지만, 규모를 알 수 있는 요소가 건물에 잘 표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묘당 평면은 만다라(mandala, 천상의 우주 모델) 형상으로 되어 있고, 샤 자한과 타지왕비의 관이 나란히 놓여 있다.

균형 잡힌 비례, 돔과 아치로 된 수려한 곡선미, 우아하고 화려한 대리석 장식 등 타지마할의 조형미는 그야말로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또한 구석구석이 고도의 건축기술로 완벽하게 마무리되어 있어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타지마할은 지나치게 페르시아 양식을 따랐고 외관은 웅대하지만 내외 공간의 변화가 단조로워 인도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보기 힘들다는 평가도 있다. 나 역시 이와 비슷한 생각이다.

최근에 타지마할을 세운 이유에 대해 이전과 다른 견해가 나왔다. 건물 벽면이나 천장에 새겨진 문자를 해독한 것인데, 타지마할은 무갈황제의 권세와 샤 자한과 타지왕비의 만다라에서의 만남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분명한 것은 샤 자한이 황제의 권세를 위해 막대한 국가 재산을 탕진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크게 지탄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 황제의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에 가려지고 말았다. 생각해 보면 연간 300만의 관광객이 타지마할을 보기 위해 찾아온다고 하니, 이로 인한 관광수입으로 그의 죄가 어느 정도 사면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타지마할을 보고 나면 이어서 가게 되는 곳이 아그라성이다. 1565년에서 1573년에 걸쳐 악바르와 샤 자한에 의해 세워졌다. 이 성곽은 표면이 붉은 사암으로 덮여 있어 매우 견실해 보인다.

공적인 접견실인 디와니맘과 사적인 접견실인 디와니하스는 장방형의 열주 홀이고 하스마할은 샤 자한의 거실로 쓰였다. 그 앞에는 파라다이스를 상징하는 사분정원이 있다. 화단과 수로 그리고 연못과 분수 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고, 수로와 수집구(水集口)의 교묘한 세부 등 볼만한 것이 많다. 조형적으로 특히 주목되는 건물은 자한기르 궁전이다. 크고 작은 공간들이 교묘히 연계되어 있는 것도 좋았고, 현대건축에도 활용될 수 있는 재미있는 디테일(세부구조)이 여러 곳에 있어 생각 외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그라에는 타지마할과도 연관이 있는 또 하나의 훌륭한 묘가 있다. 그것은 야무나 강을 사이에 두고 아그라 시가지 맞은편에 있는 이티마드 우드 다울라 묘이다. 전에는 이곳으로 가는 다리가 좁아서 혼잡했는데, 최근에 넓게 확장되어 가기가 아주 수월해졌다. 이티마드 다울라는 ‘왕가의 기둥’이라는 뜻으로 무갈제국의 4대 황제인 자한기르 시대의 재상이며 샤 자한의 애처 타지여왕의 조부인 미르자 기야스 벡의 칭호이기도 하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이 묘당은 주옥같이 아름답고, 당시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 묘는 전체적으로 보면 기하학적 구성이다. 묘당은 사분정원 중앙에 있는, 45평방미터 되는 방형의 기단 위에 세워져 있다. 묘당의 평면은 20평방미터 되는 정사각형으로 중앙에 묘실이 있고 네 모서리에 8각형의 첨탑이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비례가 좋고 균형이 잘 잡혀 있어 아주 우아하다. 특히 기하학적 무늬와 화초 문양 등 백색 대리석에 꾸면진 상감장식이 볼 만하다.

아름다운 조형미의 극치 타지마할(19쪽~27쪽)


건네트-건축서적소개
책제목 : 안영배교수의 인도건축기행
지은이 : 안영배
펴낸곳 : 다른세상

[책소개]
인도건축을 통해 인도의 문화까지 두루 살펴보는 책.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 뿐 아니라 인도를 여행하는 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많은 양의 사진을 실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 건축물마다 도면을 함께 실었다.
가장 큰 장점은 인도 전역의 중요 건축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는 것. 또한 힌두교 사원, 자이나교 사원, 이슬람교 사원, 불교 사원 각각의 특징과 감상법, 내부공간 및 외부공간의 다양성 등을 친절히 해설한다.
필자가 직접 짠 인도건축 여행 일정표를 수록하여 인도여행을 직접 계획하고 있는 이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차례]
들어가는 말
인도지도
용어 설명
아름다운 조형미의 극치 타지마할
이슬람과 힌두 양식이 융화된 파테푸르시크리 & 악바르 묘
내부공간이 다채로운 라나크푸르 아디나타 사원
환상적인 경관을 이룬사트룬자야 사원도시
물을 귀하게 여긴 인도인의 지혜 계단우물과 쿤다
만다라를 상징하는 핑크빛 도시 자이푸르
인간의 애정과 신의 축복이 충만한 카주라호 사원군
불교미술의 정수 아잔타 석굴
풍부한 영감을 주는 건축의 보고寶庫 엘로라 석굴
기하학적 공간에서 자유로운 공간으로의 변화 오르차 성곽궁전 & 우다이푸르 시티팰리스
별처럼 빛나고 보석같이 화려한 호이살레슈와라 사원 & 벨루르 사원
호이살라 양식의 최고 걸작 케샤바 사원
신앙의 공간이자 일상의 공간 미나크시 사원
사원이 하나의 도시를 이룬 랑가나타 사원
춤추는 시바 신을 위한 나타라자 사원
치밀하게 계획된 기하학적 공간 탄자부르 사원
남성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강가이콘다촐라푸람 사원
들어가는 방식이 매우 특이한 다라수람 사원
힌두교 사원건축의 요람 판차 라타 & 해안사원
힌두교 사원건축의 원형 카일라사나타 사원 & 바이쿤다페루말 사원
자연의 아름다움이 한껏 돋보이는 시기리아 & 칸다마라 호텔
고색창연하고 주옥같이 아름다운 링가라자 사원 & 묵테슈와라 사원
정형적 공간 구성 브라메스와라 사원 & 라자라니 사원
힌두건축의 최고 걸작 코나락 수리아 사원
20세기의 거장 르 꼬르뷔제의 찬디가르 도시계획
거장 루이스 칸의 다카 국회의사당 & 인도경영대학
부록
-인도 건축의 시대 구분
-인도 건축 여행 코스
-인도 건축 중요도
-인도 건축 여행 일람표
참고문헌
찾아보기




테라스하우스의 개념과 유형
타푸리의 건축사 비평 - 건축의 이론과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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