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불가사의한 건축 이야기 - 아이즈의 사자에 불당 
 
아이즈의 사자에 불당
소재지 : 일본, 후쿠시마 현 아이즈와카마쓰 시 이치미 가
창건년 : 1796년
건축가 : 미상

백호대(白虎隊)의 비극(1868년 메이지 유신 때 신정부군과 막부의 보신[戊辰] 전쟁 중에 막부 군의 16-17세의 백호대 소년 무사들은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진 아이즈 번 와카마쓰성의 검은 연기를 보고 그들의 성이 이미 함락되었다고 오인하여 전원 자결한다/역주)으로 알려진 이이모리 산은 전형적인 일본의 관광지이다. 토산품 가게에서 호객하는 소리를 뒤로 하고, 산기슭을 돌아 왼쪽으로 향한다. 사자에(소라) 불당을 찾아가기 위해서이다. 건물 안을 오르는 계단과 내려오는 계단이 따로 되어 있는 이중 나선형 경사를 오르내리면서 33관음을 배례하는 고탑 형식의 불당이다. 그 관음상은 사라지고 없지만, 경사의 형태가 외벽에 그대로 드러나는 기이한 대담한 형태로서 발군의 건물이 되었다.
옆에는 글을 새긴 비석이 서있다.
“하늘 높이 서 있는 피사의 사탑과 사자에 당.”
시인 나루세 오토시가 읊었던 한 구절이다. 나루세는 구보타 만타로에서 시작되는 하이쿠 동인 “춘등(春燈)의 제3대 리더였다. 햇살이 쏟아지는 이탈리아의 기묘한 석탑과 나무숲 속의 아이즈(會津) 목조 불당은 획기적인 조합이다. 그러나 이 사자에 당은 그야말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일본의 전통에서는 돌출적인 존재이자 비약적인 발상이다.
뒤로 돌아가 그 신기한 모습을 바라보았더니, 오스트리아 빈의 미술사 미술관에서 보았던 피테르 브뢰헬의 ‘바벨탑’이 떠올랐다.
플랑드르의 화가가 그린 상상의 바벨탑은 창이란 창은 모두 기울어지게 그렸고, 나선형의 경사로는 신의 영역인 하늘을 지향한다. 아이즈의 사자에 당은 높이는 16미터에 불과하지만 내부의 나선형 경사를 따라 역시 창도 기울어져 있어서, 역사의 무게가 배인 판자벽과 어울려 서 있는 것 자체가 기묘하게 생각되기까지 한다.
1960년대에 사자에 당을 실측 조사한 고바야시 분지는 유럽의 나선형 경사 건축과 비교 고찰을 시도한 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미국 뉴욕)과 비교했다. 나선형 경사를 오르내리면서 33관음을 순례하는 형식이야말로 독창적인 전시를 위한 근현대 미술관을 선행했던 형식이 아닐까 하는 추론이다.
그렇게까지 방문객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게 만드는 존재는 대단하다.
고바야시의 연구에 입각한 창건년도는 1796년이다. 세계로 눈을 돌려보면, 프랑스 혁명과 산업혁명의 시기에 해당한다. 사회의 변동, 도시의 확대와 기술의 진화가 프랑스의 공상 건축가와 같은, 그 전까지는 없었던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을 출현시켰다. 일본에서는 이 시대에 에도(江戶:도쿄)를 비롯한 각지에 사자에 당이 건설되었다.
세계를 뒤흔든 혁신의 바람이 쇄국의 일본 그리고 아이즈의 땅에까지 밀어닥쳤던 것일까? 건축은 시대의 산물이라는 정의를 재인식시키는 기발한 유산으로써 사자에 당은 귀중한 존재이다.
[교차하지 않는 상하의 경사]
아이즈 사자에 불당의 본래 명칭은 쇼소 사 엔쓰산소 당(正宗寺 圓通三匝堂)이다. 메이지 시대의 신불(神佛) 분리 정책으로 절이 폐지되자, 이이모리 산 이이모리 본가가 유지해왔다. 메이지 전기에 완전히 폐허가 되었으나, 여러 차례 수리를 통해서 보구되어 현재는 국가의 중요 문화재가 되었다.
목조 6각당에서 오르막 경사를 돌아 정상에까지 올라갔다가, 중앙에 걸린 홍예다리를 건너 내리막 경사를 지나 입구와는 다른 출구로 나온다. 도중에 두 개의 경사로는 서로 교차하지 않는다.
사자에 불당으로 불리는 불당은 아오모리 현 히로사킷 시, 군마 현 오오타 시, 사이마타 현 혼조 시 등에도 존재한다.

사자에 불당 공식 웹사이트( http://www.sazaedo.com )에서, 이이모리 본가인 이이모리 마사니치가 사자에 불당 구성 발상의 원점은 ‘고안자 이쿠도 화상의 꿈에 나타난 이중의 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고바야시 모지가 만든 실측도를 구입할 수 있다.

(본문중 270~273쪽)

[책제목] 세계의 불가사의한 건축 이야기
[저   자] 스즈키 히로유키, 후지모리 데루노부, 구마 겐고, 마쓰바 가즈키요, 야마모리 에이지
[역   자] 유인경
[발행처] 까치글방( http://www.kachibooks.co.kr )

[서   평]
일본인 건축사가(建築史家) 5명의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건축물을 소개한 이 책은 아사히신문에 연재됐던 글을 묶어 낸 것이다. 저자들은 세계를 여행하면서 만난 기이한 건축물 77가지를 크게 7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주위 풍경도 왜곡하는 기경(奇景)과 기관(奇觀), 도시의 기괴한 상징을 보여주는 기탑(奇塔)과 기문(奇門), 특이한 형태를 자랑하는 기태(奇態), 지적 연구를 제기하는 기지(奇智), 자신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수기(數奇), 신의 영험함을 표현한 신기(神奇), 기성 개념에 도전하는 반기(叛奇)로 꼽힌 건축물이 사진과 함께 소개된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처럼 각국을 대표하는 건축물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건축 전문가의 눈으로 본 독특한 건축물도 포함했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로만 만든 노르웨이의 스타브 교회 등 서구 건축물뿐 아니라 저자가 ‘달이 머무는 건축물’로 소개한 병산서원과 ‘건축의 한류’로 꼽은 창덕궁 등 우리 건축물에 대한 해석도 흥미롭다.

[목   차]
머리말
제1장 풍경까지 왜곡시키는 건축물들 10
르 퓌-앙-벌레이의 교회 / 내셔널 모뉴먼트 / 시애틀 중앙도서관 / 나고 시청사 / 캄피돌리오 광장 / 카를 마르크스 호프 / 마레 베르니에 마을의 아이리스 지붕 가옥 / 라 빌레트 공원 / 앙드레 시트로엥 공원 / 타 프롬 / 가사모리 사 관음당
제2장 기괴한 상징을 보여주는 건축물들 54
큐 가든의 파고다 / 프라터의 회전 관람차 /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 / 전승기념탑 / 대도시축 / 신개선문 / 워싱턴 기념비 / 게이트웨이 아치 / 태양의 탑 / 쓰텐카쿠 / 다케오 온천의 누각과 신관 욕장
제3장 특이한 형태를 자랑하는 건축물들 98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 롱샹 성당 / 포르트 도핀 지하철역 출입구 / 아브락사스 궁전 /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 파크 미어바이크 / 멜니코프 저택 / 존슨 왁스 빌딩 / 플랫아이언 빌딩 / 댜올로 / 진흙 대모스크
제4장 지적 연구를 제기하는 건축물들 142
생 쉴피스 성당 / 판테온과 푸코의 진자 / 옥스퍼드 대학 박물관 / 사이온 하우스의 대온실 / 테이트 모던 / 대영박물관 그레이트 코트 / 오스트리아 국립 도서관 /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 클로이스터즈 / 우드스톡 음악당 / 병산서원
제5장 독특한 아치를 드러내는 건축물들 186
슈발의 이상의 궁전 / 옛 므니에 초콜릿 공장 / 파사드 주프루아 / 마욜리카 하우스 / 존 손 경 박물관 / 트리 하우스 / 카스텔 코치 / 와츠 타워 / 허스트 성 / 고지마 도라지로 저택의 다실 / 고산 사
제6장 신의 영험함을 표현하는 건축물들 230
상크트 바실리 대성당 / 키시 섬의 교회 / 산탄젤로 성 / 스타브 교회 / 성 미하엘 교회 / 버클리의 크리스천 사이언스파 모교회 / 팟 디엠 대성당 / 창덕궁 / 슈리 성 정전과 옥릉 / 어염전 천지 근원의 구조 / 아이즈의 사자에 불당
제7장 기성개념의 도전하는 건축물들 274
아인슈타인 탑 / 올림픽 경기장 / 독인 연방의회 의사당 / 소니 센터 / 빈 우편저금국 / 제체시온 회관 / 로스 하우스 / 슈뢰더 하우스 / 르 랭시의 노트르담 성당 / 이탈리아 문명관 / 미엘 몬테 닛코 기리후리
인명 색인 318

[사진출처] 사자에 불당 공식 웹사이트( http://www.sazaedo.com )
[서평 및 목차 출처] 까치글방( http://www.kachibook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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